악은 어디에 있는가. 한때 악은 밖에 있었다. 뱀의 형상으로 <구약 성서>의 이브를 꾀고, 메피스토펠레스로 분해 <파우스트> 앞에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데 <맥베스>와 <죄와 벌>은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악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우리 안에 있었던 게 아니냐고. 그리고 조지 오웰은 <1984>에서 한발 더 나아가 빅 브라더와 판옵티콘을 통해 ‘사방’을 에워싼 현대적 빌런의 진화된 실체를 통찰한다. 과연 악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