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유목민의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말고기 소시지가 들어간 키르기스스탄의 대표 고열량 음식, 베쉬바르막(Beshbarmak)을 맛보며 여정을 시작한다.
키르기스스탄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톈산산맥(Tian Shan). 이 거대한 산 어딘가에는 ‘하얀 유령’이 산다고 전해지는데. 평생 한 번 볼까 말까하고 나타나도 바람처럼 사라진다는 톈산의 유령을 찾아 떠난다.
7년째 설산을 오르내리며 유령을 추적하고 있다는 바트로벡 씨. 이제는 그의 딸도 함께 하는데. 유령의 정체는 다름 아닌 눈표범! 키르기스스탄 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동물로 키르기스 민족의 영웅 마나스 장군을 전장에서 보호하고 승리를 도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해발 4,700m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바이보순 공동체 보호구역(Baiboosun Community Reserve)은 멸종 위기 종들의 서식지로 특히 눈표범의 먹이인 산양이 많이 살아 눈표범이 많이 발견된다. 이곳을 순찰하며 눈표범의 서식지를 관리하고 밀렵꾼들을 감시하는 바트로벡 씨. 험준한 산길을 따라 이동하던 중 야생 산양 아이벡스(Ibex) 무리를 만나고 좁고 가파른 절벽 길 끝에서는 수상한 발자국과 배설물도 발견한다. 눈표범이 자주 찾아와 휴식을 취한다는 작은 동굴엔 CCTV 카메라를 설치해 놓았는데. 눈표범이 예민하고 영리해 사람의 냄새를 맡으면 몸을 숨기고 나타나지 않기 때문. 과연 전설 속 톈산의 유령 눈표범을 만날 수 있을까?
바트로벡 씨 집 뒷마당에는 특이한 게 있는데 바로 아버지의 동상과 아버지를 기리는 작은 박물관이다. 그 주인공을 찾아 해발 3,300m 고산 목초지로 향하는데, 설산 아래 펼쳐진 초원에 무리를 이루고 있는 건 흰 야크들(White yak). 무려 20년 넘는 연구와 교배 끝에 복원해낸 것으로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유일하게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겨울이면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혹독한 환경에서도 유유히 풀을 뜯어 먹으며 강인하게 살아가는 특별한 품종이다.
바트로벡 씨의 아버지 바쉬탄딕 씨는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정정한데. 양을 포함해 평생 가축의 생산량을 늘린 업적을 인정받아 지금까지 국민 영웅 훈장을 3번이나 받았다. 그 곁을 손주 아만딸 씨가 함께 하며 흰 야크를 돌보는데. 아만딸 씨를 잘 따르는 특별한 가족이 있으니 바로 ‘미샤’, 흰 야크다. 이름을 부르자 멀리서부터 걸어오는데 사람에게 경계심을 보이는 야크의 습성과는 달리, 아만딸을 잘 따른다. 과연 이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고산에서 3대가 척박한 자연을 견디며 이어가는 삶의 철학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