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보기엔 미친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친 쪽이 오히려 더 세상을 또렷하게 보고 있는 경우가 있다.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에 홀려 풍차를 향해 돌진했고, 루쉰의 광인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관습 속에서 혼자 "이건 아니다"를 외쳤다. 둘 다 주변에서 보면 미치광이였지만, 그 광기 안에는 낡은 세계를 꿰뚫는 날카로운 눈이 있었다. 히스클리프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의 집착은 통찰이 아니라 파멸로 향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건, 그 원초적인 몰입이 어딘가 낯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무언가에 미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가장 솔직한 힘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