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속노화, 끝나지 않은 인간의 실험
“남들이 1년 늙을 때, 나는 0.69년만 늙는다.” 실리콘밸리 억만장자 브라이언 존슨은 말한다. 그는 어떻게 이런 삶을 이어가고 있을까? 새벽 4시 반, 대부분이 잠들어 있을 시간, 그는 이미 하루를 시작한다. 자외선 없는 백색광을 쬐고, 알약 수십 개를 삼킨다. 머리에는 두피 건강을 위한 레이저 모자를 쓰고, 35가지 운동을 정해진 순서대로 소화한다.... 이렇게 매일 100가지가 넘는 일과에 드는 비용만 연간 약 29억 원이라는데?
이러한 '저속노화' 열풍은 오늘날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기원전 3세기,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아 도사 서복과 3천 명을 바다 건너보냈고, 20세기 초 러시아 의사는 ‘젊은 피’를 수혈하다 목숨을 잃었다. 심지어 ‘젊은 피가 노화를 늦춘다’라는 연구 이후 '젊은 피 수혈'은 실제 상업화 시도까지 이어졌는데.... 불로초에서 ‘젊은 피’, 오늘날의 ‘저속노화’ 열풍까지, 방식은 달랐지만 ‘늙음을 미루려는 열망’은 늘 인간을 움직여 왔다.
과학은 이제 인간 수명을 120세까지 전망한다. 통계청 역시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2072년 91.1세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얼마나 오래 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늙을 수 있는가.’ 지식채널e는 ‘저속노화’라는 키워드 속에 담긴 인간의 오랜 열망을 따라가며, 건강하게 늙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